코로나19 감염병의 펜데믹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약 2년간 멈추어졌던 성찬식을 다시 거행하게 되었습니다.
밀려오는 감사와 감동을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성찬식의 감격도 컸지만, 그보다 먼저 교회의 자녀들에게 베풀어진 세례식과 입교식의 감동도 컸습니다.
성찬을 앞두고 각 가정마다 세례받은 자녀들은 부모님의 지도 아래 예수 그리스도의 찢어주신 몸과 흘려주신 피의 의미를 배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사실 날마다 주의 은혜가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우리이지만 그 은혜를 잊고 지낼 때가 많은데,
특히 지난 2년은 하나님의 일하심을 선명하게 경험하며 살기에 꽤 어려운 날들이었습니다.
그가 우편에서 일하시나 뵈올 수 없고 그가 왼편에서 일하시나 만나볼 수 없는 답답함이 우리의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주께서 결국 우리에게 완연한 봄날만큼 따듯한 은혜를, 성례를 통해 체험하게 하시니 참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는 성례를 통해서,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그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을 수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크신 은혜를 경험케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세례와 성찬을 합하여 성례라고 부릅니다.
성례란 그리스도께서 직접 제정하시고, 그가 다시 오실 때까지 힘써 지키도록 명하신 예식입니다.
성례는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은혜를 베푸시는 세 가지 방편 중 한 가지입니다.
우리는 선포되는 말씀을 통해 은혜를 경험하게 되고,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기도하게 하시는 성령의 이끄심을 따를 때 은혜를 체험하게 되며,
성례를 통하여 은혜의 실체를 느끼게 됩니다.
즉 성례는 은혜를 경험하게 하는 하나님의 방법인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공허하게 여겨질 때, 우리의 신앙이 부유하는 것 같을 때,
이 모든 게 꾸며낸 이야기 같고, 허상이고 사변 같을 때,
하나님의 은혜는 나의 존재만큼이나 실제라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하여
정면으로 내 존재에 오감으로 부딪히는 경험들을 통해 은혜의 실체를 체험하게 하는 것이 성례입니다. 

세례의 차가운 물이 머리에 끼얹어지는 감촉에서 주님의 십자가 죽음을 돌아보게 하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가 선포되는 목소리를 들으며 성부께서 성자에게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하신 말씀을 체험하게 하고,
떡이 찢어지는 모습을 볼 때 주께서 우릴 위해 몸을 찢어주심을 보게 하며,
붉은 포도 음료가 잔 위에 흐를 때 주께서 우릴 위해 흘려주신 피를 떠올리게 하고,
그것을 맛볼 때 그 은혜가 실제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눈에 보이게 하는 것이란, 매우 특별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그런 목적으로 시도되는 사람의 다른 모든 행위를 금지하셨기 때문입니다.
십계명의 제2계명인 “형상을 만들지 말라”는 명령은,
높으신  하나님을 예배할 때, 하나님을 눈에 보이는 존재로서, 사람의 수준으로 낮추지 말라는 명령입니다.
높으신 하나님을, 그 은혜를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려 하는 행동을 하나님은 가증하게 여기시어 금지하셨습니다.
그런 하나님께서 직접 허용하신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사람’과,
그 은혜의 방편으로 제시해주신 ‘성례’ 뿐입니다.
그렇기에 성례는 매우 특별한 것입니다. 

성례는 그리스도 예수께서 오직 우리를 위해 행하신 구원과 속량의 행위에 우리가 연합되었음을 경험케 하여주십니다.
즉 성례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행하셨던 반복될 수 없는 사건들에 닻을 내리고 있습니다.
세례와 성찬은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다시 사심에 연합하고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단회적 사건이듯, 세례도 일생에 한 번만 시행합니다.
그러나 성찬은 세례와 동일한 것에 연합하는데도 반복적으로 시행되는데,
그것은 세례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다시 태어나는 것에 방점이 있다면,
성찬은 아이가 성장하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로 먹고 마시며 성장하는 것을 가리킴에 방점이 있는 성례이기 때문입니다.
세례는 마치 칭의와 같고, 성찬은 마치 성화와 같습니다.
보이는 말씀으로의 성찬은 우리의 삶에 날마다 채우시는 은혜의 밥심입니다.

먹어야 삽니다.
잘 먹어야 성장합니다.
그리스도로 든든히 먹고 성장하는 뉴시티광염교회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