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발의 아내 때문에 누명을 쓴 요셉은 다행히 목숨만은 건져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어느덧 요셉이 애굽에 팔려 온 지 11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노예 생활이 더 길었는지 아니면 수감 생활이 더 길었는지는 몰라도 요셉은 지난 11년 동안 어느 한순간도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날은 없었습니다.
보디발은 요셉에게 수감된 주요 인사들의 관리를 맡겼습니다.
요셉이 맡게 된 죄수는 애굽왕 바로의 술 맡은 관원장과 떡 맡은 관원장이었습니다.
그들은 바로의 개인적인 고민에도 조언을 할 정도로 바로의 최측근이었습니다.
그랬던 그들이 어떤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까지 갇히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만약 독살 시도였다면 술 관원장조차 살아날 수 없었을 테니, 어쩌면 별거 아닌 가벼운 이유로 감옥에 갇힌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그들은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채 감옥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둘은 각각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무언가 의미심장한 것만 같은 꿈을 꾸고 심란해하는 그들에게 요셉은 꿈 이야기를 해보라고 합니다.
술 관원장의 꿈은 세 가지에서 포도를 따 포도즙을 만들어 바로에게 대접하는 꿈이었고,
떡 관원장의 꿈은 바로에게 드릴 음식이 담긴 세 개의 광주리를 이고 있다가 새들이 광주리의 음식을 쪼아먹는 꿈이었습니다.
요셉은 꿈 이야기를 듣고 그들에게 꿈을 해석해줍니다.
사흘 후에 술관원장은 복직할 것이며, 떡관원장은 사형을 당할 것이라는 해몽이었습니다.
그리고 요셉의 해몽대로 그들은 사흘 후 바로의 생일잔치에서 한 명은 복직을, 다른 한 명은 사형을 당하게 됩니다. 

요셉은 술관원장에게 “복직하게 되거든 자신이 억울하게 감옥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기억하고 감옥에서 건져달라”고 부탁했었습니다.
요셉 역시 끝을 알 수 없는 이 고난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알지 못해서 힘들어하고 있었던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지난 11년간 요셉도 억울해하고, 슬퍼하고, 힘들어했습니다.
그는 우리와 똑같이 연약하고 평범한 인간이었습니다. 
평범하던 요셉의 인생은 하나님의 꿈을 만나게 되면서 고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요셉은 감옥에서 자신처럼 의미심장한 꿈을 꾼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들의 꿈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요셉은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드디어 하나님이 오랜 침묵을 깨고 일하기 시작하시는가 보다” 하는 기대감이 가득 부풀어 올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술 맡은 관원장은 감옥에서 나가게 되자, 요셉의 기대와는 다르게, 보란 듯이 요셉을 잊어버렸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의아하지만,
성경은 담담히 그가 요셉을 잊었다고 표현할 뿐입니다. 

문제는 요셉이 느꼈을 실망감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인데, 요셉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요셉은 숱한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는 인생을 살아왔을 것입니다.
형들에게 배신당하여 팔려 오던 순간부터 이 11년 동안
종살이와 감옥살이를 하면서 요셉은 얼마나 많은 기대와 희망을 품었었을까요?
또 얼마나 많은 실패와 좌절과 실망을 맛보았을까요? 
실망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대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일까요?
마음을 쏟으면 기대를 하게 되니 마음을 주지 않고 관조적으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요셉은 반복되는 실망에 지쳐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 삶,
마음을 주지 않고 기계적으로 일하는 삶을 살게 되었을까요?
그러나 요셉이 보여주는 삶의 태도를 보면 그는 여전히 마음껏 기대하며 사는 사람의 열정을 보여줍니다.
그저 단순히 관리만(파카드) 하면 되는 죄수들도 주인을 섬기듯 섬겼고(샤라트),
그들의 안색을 살필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훗날 바로 앞에 서게 되었을 때도 하나님이 해석하실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을 여전히 잃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의 삶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시련은 있어도 원망은 없었던 것이죠. 

요셉이 실망하지 않고 온 마음과 열정을 다해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그는 처음부터 실망시키지 않을 대상을 기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꿈을 주신 하나님이 그 꿈을 이루실 것이라는 기대 말입니다.
하나님의 꿈이 요셉의 인생에 들어왔을 때 그의 인생은 고난이 시작되었으나,
요셉은 그 꿈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신뢰하며 기대했습니다.
그렇기에 술 관원장과 떡 관원장이 그들의 꿈대로 이루어져 생사의 갈림길을 지나게 될 때 요셉의 기대는 더욱 새로워진 것입니다.
감옥에서 만난 죄수들의 꿈은 요셉을 큰 실망감에 빠뜨리게 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요셉으로 하여금 기대를 새롭게 하는 꿈이 된 것입니다.
꿈을 주신 분이 그 꿈을 반드시 이루신다는 것을 목격한 요셉은 술 맡은 관원장이 자신을 잊어버린 것에 실망하기보다
하나님께서 여전히 나를 잊지 않고 계심을 확인시켜 주시는 경험으로서 이 사건을 받아드릴 수 있었습니다.    

인생을 더욱 기대하고, 세상을 더욱 사랑하며, 온몸과 마음을 다해 살아가면서도 실망하지 않도록 하는 힘.
그것은 하나님의 꿈인 예수 안에서 누리는 기대와 설렘에서 나옵니다.
예수 믿으세요.
주님은 우리의 기대를 새롭게 하시는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