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을 대신해 종이 되겠다는 유다의 말에 결국 총리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며 자신이 요셉임을 형제들에게 밝힙니다.
요셉의 커밍아웃에 형제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서 눈만 껌뻑거리며 두리번거리는 형제들에게
총리는 자신이 그들의 동생이라고 계속해서 주장합니다.
형제들은 지금 이 사람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파악을 못 하겠는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무거운 침묵 속에서 요셉의 울음소리만이 바로의 궁중에까지 들릴 뿐이었습니다.
하도 해괴한 일이 계속하여 발생하다 보니 형들은 요셉의 말을 쉽게 믿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딜 봐서 그가 20년 전 자신들이 팔아버린 요셉이란 말인가’하고 실눈 뜨고 쳐다보던 그의 얼굴에서
어느 순간 생소한 애굽 복장과 짙은 화장에도 불구하고 영락없는 요셉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해서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그들이 이제는 요셉임을 알아보았기에 오히려 더욱 얼음이 되어 버렸습니다.
눈앞에 서 있는 총리가 사실은 20여 년 전 자신들에 의해 팔려 갔던 요셉이라니 쉽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형제들은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그럼 이제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왜 자신을 처음부터 밝히지 않고 이런 일들을 벌인 것일까?
복수를 위한 것이었을까?
아니라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그를 대해야 하는 것일까?
잘 지냈느냐고 안부를 물으며 인사를 해야 할까?
무릎을 꿇고 사죄하며 목숨을 구걸해야 할까?’
눈앞이 캄캄해지고 생각이 많아 오히려 어떤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형제들의 두려움을 진정시키기 위해 요셉은 하나님의 계획에 관해 이야기를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형제들과 아버지 야곱을 기근에서 구원하시고 생명을 주시려고,
요셉을 그들에 앞서 애굽으로 보내시어 그들이 살아갈 준비를 미리 해 놓으셨다는 요셉의 말은 형들이 듣기에도 믿기지 않는 엄청난 일입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이 하셨다’는 요셉의 말은 요셉의 인생을 되짚어 그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때 쉽사리 할 수 있는 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에 펼쳐진 모든 고난과 시련의 고생들을, 형들로 인한 것이었다고 원망하며 탓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직 선하신 하나님의 행하심이었다며 형제들에게서 책임을 덜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적어도 자신은 노예살이와 감옥살이로 보낸 13년간의 눈물겨운 세월에 대해 형제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홀로 감내해내겠다는 고백입니다.
자신의 과거를 억울함과 원망으로 해석하지 않고 선하신 하나님의 계획이 실현되는 이끄심으로 알고 감사로 받아들인다는 고백은
모든 사람들을 숙연하게 하는 충격적인 선언입니다.
‘하나님이 하셨다’는 이런 말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요셉이 하는 고백이었기에 무게와 힘을 갖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이 선하신 하나님의 작정에 따라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면,
왜 그토록 악하고 괴로운 일이 많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아마 요셉도 13년간의 고난 속에서 날마다 하나님께 물었던 질문이었을 것입니다.
타락하고 악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본성을 따라 행하여 유감없이 발휘하는 악행들을,
선하신 하나님께서 방치하시는 이유를 잘 모르겠기에 요셉은 더욱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아무리 악해도, 그래서 아무리 하나님을 대적하려고 하여도 하나님은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모든 악한 일들 가운데에서도 오직 선하신 하나님의 선하신 목적은 영광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악조차도 하나님 앞에선 그분의 선하신 이끄심이 됩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이 패역한 인간들로 말미암은 더럽고 추한 사건들일 뿐이지만,
동시에 그 모든 사건들은 선하신 하나님의 자비와 통치하심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선하신 작정의 실현이 됩니다.
한 사건이 동시에 두 가지 원인을 가지는 이러한 현상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에서 분명하게 그리고 찬란하게 드러납니다.
하나님의 아들을 미워하여 그의 영혼까지 멸절시킬 목적으로 나무에 달아 죽이려던 인간의 패악함과,
그들의 악함에도 불구하고 십자가의 죽음으로 사망 권세를 죽이시고 죄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승리와 선하신 사랑이
십자가 위에서 찬란하게 드러납니다. 

하나님은 분명 요셉의 인생을 순탄하게 내버려 두지 않으셨습니다.
이제 좀 살겠다 싶은 순간에 여지없이 넘어지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은 하나님의 선하심 안에 작정되고 섭리되는 일이었습니다. 
물론 하나님은 그러한 역경의 과정 없이도 요셉을 총리로 만드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그럼에도불구하고 하나님은 요셉의 인생을 고난을 통과하게 하셨습니다.
아이러니하지만 이 과정이 있었기에 요셉은 ‘하나님이 하셨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과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난은 하나님의 사람을 연단 하여 그리스도를 닮아가게 하는 은혜가 됩니다.
하나님은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까지도 하나님은 우리의 유익을 위하여 준비하십니다.
예수 믿으세요.
고난의 한 가운데에서도 은혜를 노래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