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이란 동네에서 요셉의 정혼자인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타난 천사 가브리엘은 그녀가 잉태하게 될 것이라고 마리아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마리아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입니다.
남자와 동침한 적 없는 동정녀가 임신을 한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수많은 여자들 중에서 왜 나인지,
그보다 왜 애초에 그런 일이 일어나야만 하는 것인지,
이 아이는 왜 보통의 아이처럼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처녀에게서 출생해야 하는 것인지,
마리아는 머리와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그 이유를 마리아가 다 이해할 수는 없었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건
그렇게 태어날 아기는 특별한 아이 정도가 아니라 전능하신 하나님의 영광, 그 자체이자 실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직접 사람으로 오신다는 것은 정말이지 감당하기 어려운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천사가 떠나가자 마리아는 곧 서둘러 짐을 싸 유대 지역의 산골로 향했습니다.
그곳에는 천사가 ‘보라’고 이야기한 먼저 임신했다는 엘리사벳이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믿음의 순종으로 곧 길을 떠났습니다.
땅을 유업으로 받지 못한 레위인들, 그중에서도 제사장들은 주로 도피성에서 거주했는데,
유대 지역에 있는 도피성이 헤브론에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엘리사벳과 사가랴 부부는 유대 지역 헤브론 근처에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나사렛에서 헤브론까지는 걸어서 족히 일주일은 걸립니다.
마리아가 사가랴의 집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자궁에는 며칠 전 수정된 태아가 이제 막 착상한 상태였습니다.
마리아의 뱃속에 예수 그리스도는 아직 세포 몇 개밖에 되지 않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만나자마자 그녀가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게다가 마리아의 배 속에 있는 아기는 보통의 아이가 아니라 하나님 바로 그분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그것은 엘리사벳의 배 속에 6개월 된 아기 요한이 하나님과 그의 어머니를 대면하게 되자 기쁨으로 배 속에서 뛰어놀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세례 요한의 오감이 일반적인 아기들보다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비록 엄마 배 속에서 24주밖에 안 된 아기였지만 성령 하나님에 의해 충만한 다스림을 받는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세례 요한은 이미 그의 출생에 대해 가브리엘 천사에게 고지를 받을 때 ‘모태로부터 성령 충만’한 아이라는 계시를 받았었습니다.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도 성령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배 속의 아기가 태동하는 것을 예사로 넘기지 않고 하나님이 인간으로 오시는 사건에 대한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성령 하나님께서 그녀와 함께하시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로써 마리아의 배 속에 있는 아기는 하나님의 아들임을 마리아는 제삼자를 통해 증거 받게 된 것입니다.

성령이 충만한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가리켜 ‘내 주의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나의 주’란 당연히 하나님을 부르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내주의 어머니란 하나님의 어머니란 뜻입니다.
성경은 성령 충만한 엘리사벳을 통해 마리아를 하나님의 어머니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흔히 성모 마리아라고 그녀를 부를 때에 성모란, 하나님의 어머니라는 뜻입니다.
라틴어로 떼오토코스 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마리아가 하나님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지극히 높고 순결한 존재라고 생각하여 마리아를 신앙하며 따르려 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마리아가 하나님의 신성을 낳았느냐며 하나님의 어머니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과연 마리아는 하나님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이 합당한 것일까?
아니면 부당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리아를 성모라 부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우리의 신앙고백이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어머니라는 호칭은 마리아의 임신한 상태로서 그 배속에 잉태하여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상태를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성령의 연합케 하심으로 말미암아 마리아의 배속에 세포 하나일 때부터 예수는 100% 사람이요 100% 하나님이셨습니다.
마리아는 100% 하나님이신 그를 열 달간 품고 있었고,
그녀가 죽음에 가까워지는 고통과 맞바꾸어 아기를 낳을 때도 그 순간의 예수는 100% 사람이자 동시에 100% 하나님이셨습니다.
마리아가 낳은 아기는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어머니라는 표현은
영원하신 하나님이 마리아를 통해 인성을 취하신 성육신이란 무엇인지,
예수님이 과연 어떤 분이신지를 선명하게 밝히는 표현인 것입니다.
마리아가 하나님의 어머니라는 것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마리아가 하나님보다 높은 존재로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성자 하나님께서 마리아를 어머니라 부르는 존재로서 낮아지셨음을 뜻한다는 것입니다.
온 우주에 다 담을 수 없는 하나님께서 세포 하나에 담겨 성장하고 자라나 인간의 몸에서 태어나셨습니다.
따라서 성육신은 영원하신 하나님의 무한한 낮아지심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와 영원히 함께하시기 위하여,
영원하시고 무한하신 하나님께서 유한하고 작고 초라한 죄인들 사이에 낮은 자가 되어
우리를 부르러 우리 곁에 오신 구원자이십니다.
예수 믿으세요.
그의 낮아지심은 우리를 향한 그의 사랑의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