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진 형제를 응원하며 지원했습니다
며칠 전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날 한 형제가 불쑥 교회를 찾아왔습니다.
갑자기 쏟아진 비를 피해 들어왔다고 합니다.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지 묻기에 핸드폰을 충전하는 동안
간식과 커피를 함께하며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원래 살던 곳은 전주인데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였다며
갑자기 쏟아진 비에 시멘트 양생이 안 되어 일이 취소되었답니다.
매일 새벽 5시에 인력사무소에서 일거리를 따서 일을 하고 있답니다.
비가 그치자, 형제는 곧바로 나가려 했습니다.
걱정이 되어 우산을 쥐여주어 보냈습니다.
그리고 어제 형제가 다시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역시 또 갑작스레 쏟아진 비 때문에 일이 취소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을 ‘00진’이라고 소개한 형제는 올해 27살이 되었습니다.
며칠 동안 계속된 비 때문에 일을 구하지 못했다며
답답한 마음에 기도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교회로 왔다고 했습니다.
00진 형제는 19살이 지나며 시설에서 나와 독립한 이후
월세 사기를 당해 독립 지원금과 대출받은 목돈을 잃었습니다.
대출 빚을 갚기 위해 일거리를 알아보는 중,
면접을 보게 해주겠다며 전화 한 통을 받았는데
아파트 공사 현장의 책임자라던 사람은 신분증 사진만 문자로 받아 가더니 소식이 없었습니다.
보이스 피싱이었습니다.
00진 형제 명의로 중국에서 500만원 짜리 핸드폰 12대가 개통되었습니다.
핸드폰도 정지되고, 모든 은행 업무도 정지되었습니다.
경찰도 보이스피싱 범인을 잡기 전까진 방법이 없다고 했답니다.
다행히 나중에 범인이 검거되긴 했지만, 여전히 3000만원 이상을 00진 형제가 변제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형제는 5년간 인력시장에서 일을 하며 월세사기와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빚을 갚고 있습니다.
일하다 다치면 산재보험 처리 대신 본인이 병원비 절반을 대고 치료한답니다.
인력시장에서 일거리를 구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병원비를 위해 또 대출을 받아야 했답니다.
12만원을 벌면 10만원은 빚을 갚고 2만원으로 하루를 산다고 합니다.
빚은 5년간 3000만원 정도를 갚았고 아직 700만원 이상 남아있습니다.
잠은 찜질방에서 잡니다.
빨래는 빨래방 가는 돈보다 다이소에서 흰티셔츠 사 입는 것이 더 저렴해서 2~3일에 한 번씩 사 입는다고 합니다.
요 며칠간 일을 하지 못해 지난밤엔 잘 곳이 없어 밤새 걸어 다녔다고 했습니다.
00진 형제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뼈해장국을 먹으러 갔는데, 잘 먹지를 못합니다.
늘 편의점에서만 끼니를 때우다가 고기랑 밥을 먹으려니 잘 못 먹겠다고 합니다.
식사 후에 편의점에서 버스카드를 샀습니다.
얼마전 도난당했답니다.
그래서 옥정에는 의정부역에서부터 걸어왔다고 합니다.
우리는 다이소에 들러 흰티셔츠를 6장 샀습니다.
그리고 찜질방을 결제해 일단 들어가서 좀 자라고 했습니다.
00진 형제는 계좌를 알려주면 갚겠다고 합니다.
그동안 사람들이 자기에게서 빼앗아 가기만 하고 받아본 적이 없어서
사람을 믿지 못하고 돈 관계를 철저히 해야 하는 강박이 있다며 계좌를 달라 부탁을 했습니다.
저와 요셉 목사님은 걱정하지 말라고 00진 형제를 달래고 찜질방에 들여보냈습니다.
일단 오늘은 푹 쉬고 다음에 비가 와서 또 일이 취소되거든 교회로 놀러 오라고 했습니다.
다음에 오면 ‘기도하는 법’이랑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해서 더 설명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00진 형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에
여러분이 드린 십일조와 절기 구제 헌금에서 10만원을 사용했습니다.
(버스카드, 티셔츠, 소품 몇가지, 찜질방)
부모님도 친구도 의지할 사람도 하나 없이 홀로 인생을 뚫고 살아가는 00진 형제에게
하나님께서 부모로서 친구로서 함께 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