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책이라고 잘 알려진 잠언은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잠언이라는 책 이름은 히브리어로 통찰력 있는 격언과 속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에
라틴어로 번역될 때 ’proverbiorum(프로베르비오룸)’ 이라고 번역되었습니다.
이 단어는 격언과 속담을 말할 때 사용되는 단어이지만,
앞으로 발생할 일들에 대해 미리 말해주어 경고한다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폭풍처럼 닥쳐올 위험을 먼저 감지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따라서 경고의 목소리는 누군가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지혜로운 말씀이 됩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지겨운 잔소리쯤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양심을 찌르는 훈계의 말씀은 듣는 이로 하여금 지혜롭고 명철하게 합니다.
그러나 미련한 사람들은 훈계를 싫어합니다.
그래서 이 잠언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한자어 ‘바늘 잠’을 사용하여 ‘잠언’이라고 번역한 것입니다.
이는 참 적절한 번역입니다.
잠언의 말씀들은 오늘날에도 바늘처럼 우리의 심령을 콕콕 찌르는 훈계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련한 자는 자신의 심령과 양심이 자극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지혜는 우리를 “내 아들아”하고 부르며, 우리를 그의 자녀로 여기십니다.
“내 아들아, 아버지의 훈계와 어머니의 법을 떠나지 말라”
성경은 간곡히 훈계를 받으라고 말합니다.
실수와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고 돌이키게 하는 것이 지혜가 하는 일입니다.
잘못을 직면하여 돌아보는 일은 매우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법입니다.
그래서 지혜는 한편으로는 엄한 아버지의 책망과 훈계처럼 무섭고 두렵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체벌이 무서워 외면하고 도망친다면 그는 결코 지혜로워질 수 없습니다.
실수와 잘못에서 배우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훈계는 자녀를 사랑함에서 나옵니다.
그렇기에 지혜는 아버지의 엄격함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따스한 자애로움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인생을 살아갈 규칙과 질서를, 어머니를 통해 배웁니다.
어머니의 사랑에서 우리는 질서를 배우고 어울림을 배우고 인생을 배웁니다.
어머니의 사랑처럼 질서를 사랑할 때 우리는 지혜로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혜는 아버지의 훈계와 어머니의 법을 모두 필요로 합니다.
사랑 없는 엄격함은 폭력이고, 엄격함이 없는 사랑은 무책임이요 방치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엄격함과 어머니의 사랑, 아버지의 훈계와 어머니의 법을 떠나지 않는 것을 성경은 ‘하나님을 경외함’이라고 합니다.
경외한다는 것은 두려워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공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경외란 사랑으로 말미암은 두려움을 말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생기는 두려움이 경외입니다.
철이 든 장성한 아들은 아버지의 진노와 체벌 때문에 두려움에 떨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회초리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부모님의 은혜와 기대를 실망시키게 될까 봐 두려워합니다.
나를 자랑으로 여기고 사는 부모님께 부끄러움과 실망을 안기게 될까 봐 두려워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두려움이 아닙니다.
사랑으로 말미암은 두려움인 것입니다.
성경은 아버지의 훈계와 어머니의 법을 떠나지 않는 “하나님을 경외함이 지식의 근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자격 없음에도 감당할 수 없는 큰 구원의 은혜와 사랑을 하나님께 받고서도,
사랑을 받은 자답게 살지 못할까 봐,
은혜 입은 자답게 살지 못할까 봐 두려워함이야말로 모든 지식의 시작입니다.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고 적용할 때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시작점이 바로 ‘하나님을 경외함’입니다.
즉 하나님을 사랑하고 두려워함이라는 것은 잠언의 전체를 꿰뚫는 핵심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이 지혜야말로 지식이 사용되고 활용되고 적용되어야 할 방향성인 것입니다.

누군가 숲에서 길을 잃어 숲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도를 보려 한다면,
이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언제나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나침반으로 방향 감각의 확보 없이 펼쳐 든 지도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지혜란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과 대책을 결정함에 있어 지식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지도가 지식이라면 나침반은 지혜입니다.
지혜가 없다면 가진 지식을 올바로 적용하여 활용할 수 없게 됩니다.
바람 한번 불면 모래 언덕이 생기거나 사라져, 보이는 모든 지형이 순식간에 바뀌어 버리는 모래사막 같은 곳일수록,
나침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곳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 방향성이기 때문입니다.
숲이나 사막뿐만이 아닙니다.
모래 사막보다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길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 기준과 방향성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함이 없다면, 그는 자신의 지식을 올바르게 적용하여 살아갈 수 없습니다.
영원히 불변하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두려워함으로, 그분을 내 인생의 법과 기준으로 삼는 것이야말로 지혜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예수 믿으세요.
주님은 우리로 경외하는 자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