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빌라도에 의해 처형당한 갈릴리 사람들의 사건을 들으시고,
거기에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사망한 사람들의 사고까지 추가로 언급하시며,
예상치 못한 죽음에 던져진 일부 사람들만 심판받은 죄인들이 아니라,
너희 모두가 심판받아 마땅한 죄인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가르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마땅히 심판받아야 할 죄인들을 이토록 오래 참고 기다리시는 이유는 오직 하나,
사람들이 회개하고 돌이키기만을 기다리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회개를 기다리시며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의 자비를
포도원에 심은 무화과나무의 비유로 설명하십니다.
포도원에 무화과나무를 심는 이유는 한번 수확하면 끝나는 여타 다른 과수목들과는 달리
무화과는 한 해에 최대 5번까지도 수확이 가능한 과실수였기 때문입니다.
8월에 한 번 수확하고 마치는 포도에 비해 무화과는 7월부터 11월까지 계속해서 수확이 가능합니다.
첫 열매가 맺혔던 자리에서 마치 상추처럼 계속 열매가 돋아나는 특별한 나무입니다.
덕분에 적은 면적에서도 많은 수의 열매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포도의 수확시기를 지나서도 계속 수확할 수 있다는 장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적은 면적을 필요로한다는 경제성이 포도원에 무화과나무를 함께 재배하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
그런데 비유 속의 무화과나무는 경제성이 전혀 없는 무화과나무입니다.
열매를 맺지 않기 때문입니다.
첫 열매가 맺혀야 그 자리에서 열매가 반복하여 돋아나는 법인데,
이 무화과나무는 첫 열매가 맺히지 않아 다른 열매 또한 맺지 못하는 나무입니다.
율법에선 과실수를 심으면 3년간은 수확을 하지 못하게 금지합니다(레19:23~25).
이후 4년째에 열리는 열매는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그리고서 5년째에 열리는 열매부터 수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무화과나무에선 3년째 수확을 하지 못했으니,
무화과나무는 이미 7년째, 이 땅에 심겨만 있었던 것입니다.
포도원 주인으로선 기다릴 만큼 기다렸습니다.
다른 나무를 심었더라면 이미 많은 수확을 보았을 겁니다.
그래서 땅만 차지할 뿐인 이 나무를 잘라버리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포도원지기는 한해만 더 기다려보자고 주인을 설득하여 심판을 일 년간 유예했습니다.
포도원지기는 곧 잘려 나갈 나무라고 해서 대충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물을 머금을 수 있도록 땅을 파주고 거름을 줍니다.
덕분에 무화과나무로선 영양분을 얻는 데에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풍요롭고 안락하게 일 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포도원지기의 자비만을 사용하며 연명할 수는 없습니다.
거름으로 양분이 채워지고 있는 이 기간동안 열매 맺지 못한다면 곧 도끼에 찍혀 버려지게 될 것입니다.
무화과나무가 누리는 풍요와 평안과 안락함은 무화과나무가 잘해서 얻은 것이 아닙니다.
열매 맺지 못함에도 기다려주는 포도원지기의 자비와 은혜 덕분입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이의 삶에 사건과 사고가 없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의로워서가 아닙니다.
죄인들이 여전히 풍요롭고 평안한 삶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면,
그건 주께서 그의 삶에 토양이 손상되지 않도록 거름을 주고 계시는 은혜 때문입니다.
죄인을 오래 참아주시는 주님의 기다려주심 때문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마땅히 심판받아야 할 죄인들을 이토록 오래 참고 기다리시는 이유는 오직 하나,
죄인들이 회개하고 돌이키기만을 기다리시기 때문입니다(사30:18).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삶 속에 사건과 사고가 없는 평온한 순간이 있다면,
그 순간이 바로 회개해야 하는 순간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의 순간에 돌이키지 않는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를 이용하며 그를 무시하고 멸시하며 조롱하는 것입니다(롬2:4,5).
타락한 죄인들은 그저 하나님의 자비하시고 은혜로우신 성품을 이용하고 사용하려 하겠지만,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는 죄인들에게 결코 영원하지 않습니다.
무화과나무의 남은 날은 고작 1년일 뿐입니다.
열매 맺지 못한다면 도끼에 찍혀 버려지게 될 것입니다.
남은 날을 계수하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사건과 사고 앞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진노하심과 심판을 발견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우리 삶에 사건과 사고가 없이 평안함을 누리고 있다면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은혜를 발견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타락한 본성으로는 사실 가망이 없습니다.
선악의 기준을 자기 자신으로 삼아버린 죄인들의 눈에 자신은 심판받아 마땅한 죄인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이 정의로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불공평한 폭력으로만 보일 뿐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원망과 분노 외에 쏟아놓을 선한 것이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론 돌이킬 수 없습니다.
타락한 사람의 본성으로는 회개의 열매란 맺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오신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무화과나무의 첫 열매로 오셨습니다.
첫 열매가 맺혀야 무화과 열매가 열립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죄인들의 삶에 믿음으로 연합하셔야 사람의 인생에는 회개가 열매 맺습니다.
회개해야 용서받고 구원 얻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로 말미암아 용서받고 구원 얻은 사람만이,
첫 열매가 맺혀진 사람만이 그 삶에 회개를 열매 맺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 믿으세요.
우리에게 죄인들을 먼저 사랑하시고 구원하신 그리스도의 사랑을(롬5:8) 향한 믿음이 있다면,
우리 삶에는 진정한 돌이킴의 열매가 맺혀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