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실 날이 가까이 다가오고, 드디어 유월절 당일이 이르렀습니다.
유월절 양을 잡아 식사를 준비하는 이날의 하루가 지나고 해가 떨어지면 유월절이 시작됩니다.
출애굽 당시, 어린양의 피로써 장자의 죽음을 넘어가게 된 그날 밤을 기념하는 유월절은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절기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당시 일 년 중 가장 많은 수의 사람이 예루살렘에 체류하고 있습니다.
수십만의 사람들이 모두 예루살렘 성안에서 저녁 식사를 해야만 하였기에,
예루살렘에 있는 모든 장소는 이미 며칠 전부터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하지만 예수님 일행은 당일까지도 식사 장소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유월절 식사를 몇 시간 남겨둔 이 시점에 이제서야 장소를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베드로와 요한을 예루살렘 성안으로 보내시며 유월절 식사를 준비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이를 위해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안에서 물동이를 지고 가는 한 남자를 따라가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남자들은 항아리를 이용하여 물을 긷지 않았습니다.
항아리는 여자들이 주방에서 사용하는 기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가죽 부대가 아닌 항아리를 이용하여 물을 긷는 남자가 있다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 남자를 따라가 그 집의 주인에게 선생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식사를 할 방이 어디냐고 물어보라 하셨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그 말대로 순종하자 그들은 모든 것이 준비된 넓은 다락방으로 안내되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든 것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유월절을 준비하라고 명령하시더니,
정작 모든 것을 이미 준비해 놓으신 것이었습니다.

예수께서 베드로와 요한을 통해 항아리를 들고 가는 남자를 따라가게 하시고, 그렇게 준비된 다락방을 보게 하신 것은
이 모든 것들이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아닌 하나님의 계획안에서 준비된 일임을 목격하게 하시려는 이유였습니다.
사실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르던 첫 유월절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하나님은 이날을 계획하시고 준비해 오셨습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매다는 일을 가장 열망한 분은 아버지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은 아들의 피로 우리를 씻어 구원하실 계획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아들을 보내어 십자가에서 죽임당하게 하는 것은 성경 여러 곳에서 밝히고 있는,
그리고 예수에 의해서도 공공연하게 선포된 아버지 하나님의 목표였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이 장로들과 백성들에게 버림받고 십자가에서 죽임당하실 것을 수차례 가르치셨습니다.
이로써 예수께서 배신당하고 버림당하실 것과 고난당하여 십자가를 지고 죽임당하실 사건들은
무력하게 당하는 우발적인 사건들이 아님을 증명하십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계획대로 준비된 일들입니다.
창조 전부터 계획하시고 준비하신 일이 이제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사탄은 십자가의 그 깊은 사랑과 은혜의 원리를 모두 이해할 수 없었고,
십자가를 통해 이루어질 일들과 궁극적인 목적 또한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의 목표가 십자가라는 하나님의 공공연한 이 목표를 사탄이 모를 리 없었습니다.
목적은 모르지만, 목표는 명확했기에 사탄은 기회만 되면 예수가 그 고난의 길을 가지 못하도록 방해해 왔습니다.
예수가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하실 때 그가 고난의 길에서 멀어지길 간절히 바라며 방해했던 존재가 바로 사탄이었습니다.
사탄은 십자가의 길을 멈춰 세우려는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성공시킬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합니다.
급기야 사탄은 유다를 통해 예수의 계획을 막아서려 합니다.
그래서 가룟 유다에게 들어가 그를 미혹합니다.
예수께서 수차례 십자가 죽음에 대해서 가르치실 때마다 가룟 유다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가룟 유다의 눈에는 왕이 되실 생각은 없고 십자가에서 죽을 생각만 하는 스승에 대한 실망으로 가득했습니다.
예수를 따랐던 3년 반의 허송세월을 보상받고자 하는 그의 마음을 이용하여 사탄은 자신의 계획을 실현하려 합니다.
예수에게 열광하는 수많은 백성이 반란을 일으킨다면,
예수를 십자가의 위기에서 억지로 밀어낼 수 있고,
결국 예수의 계획을 망가트릴 수 있으리라는 것이 사탄의 계획입니다.

그러나 사탄의 계획은 그가 마음먹은 대로 전개되지 않습니다.
예수에게 열광하던 사람들은 만 하루 만에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아 죽이라고 소리 지르게 됩니다.
이러한 인간의 변심과 악함은 사탄이 예상한 반응을 아득히 벗어나는 훨씬 우발적인 악이었습니다.
타락한 피조물들의 행악과 사탄의 사악한 계획은 언제나 우발적으로 치달아 악한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들의 계획은 통제되지 않았고 오히려 서로의 악함으로 인하여 우발적인 결과로 치닫습니다.
언제나 사탄은 자신의 계획을 결코 성공시킬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자신의 본성대로 선하게 행하시고 필연적으로 선한 결과를 맺으실 수 있습니다.
이로써 사탄은 하나님과 힘겨루기할 수 있는 대단한 존재가 아님이 드러납니다.
사탄은 기껏해야 타락한 천사이기에 우리보다 존귀한 존재이거나 그리 대단한 존재가 될 수 없습니다.
사탄은 악한 일을 계획하고 그 뜻대로 도모하려 노력할 테지만 늘 그랬듯 절대 그 작정대로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그는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인간의 행악마저 통제하지 못합니다.
악은 악으로써 망하는 법입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계획하신 대로 그 뜻을 이루십니다.

예수 믿으세요.
선하신 주님은 우리를 향한 계획을 이루시는 유일한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