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의 침묵을 깨고 모세 앞에 나타나신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당신의 이름을 밝히시는 순간,
인류 역사상 가장 놀라운 계시가 시작되었습니다.
“예흐예 아쉐르 예흐예”
이 문장을 온전히 번역하여 표현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직역하자면
‘존재하시려 하는 존재’로서의 하나님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한 문장 속에는 우리가 평생 동안 알아가도 다 깨달을 수 없는 하나님의 깊은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존재도, 그 누구도 스스로 존재하기로 작정하여 존재하게 된 존재는 없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존재 또한 없습니다.
우리는 산소와 물, 음식과 관계, 수많은 외부 조건들에 의존해서만 존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르십니다.
그분은 “존재하시려 하는 존재”이십니다.
그 누구의 도움도, 그 어떤 조건도 필요 없이 스스로 존재하시기로 작정하시고,
자의에 따라 실제로 존재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께는 시간도 공간도 필요치 않으십니다.
그 어떤 것도 존재의 제약이 될 수 없습니다.
그분은 완전히 초월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토록 완전한 초월적 존재이시면서도 자신을 소개할 때면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십니다.
이는 놀라운 설명입니다.
공간에 초월하여 무한하신 분께서 유한한 인간의 삶에 내려와 접촉하셨음을 알려주심입니다.
시간에 초월하여 영원하신 분께서 한시적인 인간의 생애에 찾아와 만나주신 것입니다.
존재양상에 초월하여 불변하시는 분께서 가변적인 인간에게 임재하시고 이끌어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시간과 공간을 뚫고 인간들과 직접 만나주셨습니다.
그분은 주도적으로, 주체적으로, 자의적으로 우리 가운데 오셔서 함께하시기로 결정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내가 내려가서, 내가 보고, 내가 건져내고, 내가 인도하겠다”라고 선언하신 그 약속을 지금도 이루어가고 계십니다.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은혜입니까?
우주 만물을 초월하시는 그분이 우리의 작은 일상, 우리의 고민과 아픔, 우리의 기쁨과 슬픔 속에 직접 임재하셨다는 사실 말입니다.
무한하고 영원하고 불변하신 하나님이 유한하고 일시적이고 가변적인 존재들과 교류하시는 것,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 가능해지는 기적입니다.
하나님은 내려와 존재하시려는 존재로서의 하나님입니다.
그분은 함께함으로 존재하시려는 존재로서의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그분이 하시는 일을 통해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를 보여주십니다.
하나님의 정체성은 오직 그분이 직접 행하신 일들,
그리고 약속하시고 이루어가시는 일들을 통해서만 참되게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주관적 경험이나 감정, 혹은 우리가 원하는 하나님의 모습이 아니라,
오직 성경을 통해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고 행하신 일들을 통해서만 참된 하나님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란 “계시 의존적”이라는 뜻입니다.
만약 우리가 성경을 떠나 주관적 경험만으로 하나님을 알아간다면,
우리는 우리가 믿고 싶은 하나님, 우리 성격에 맞는 하나님, 우리의 성공만을 보장해 주시는 하나님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고 말 것입니다.
그것은 참된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 죄성이 만들어낸 우상에 불과합니다.
하나님께서 모세 시대에 이르러서야 당신의 이름을 알려주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어떤 일을 하실 것인지, 그분의 계획이 무엇인지가 분명해진 후에야 당신의 이름을 주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자신들의 영적 경험에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붙여 망령되이 사용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입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하나님이 계시하신 일들이 우리 삶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함으로써 하나님을 알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주관적 체험이나 신비적 경험이 아니라,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약속들이 우리 삶에서 성취되는 것을 목격하고 체험할 때 참된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예흐예 아쉐르 예흐예”
존재하시려는 존재이신 하나님의 이 놀라운 계시가 오늘 우리 삶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성령께서 시간과 공간을 뚫고 우리에게 임재하셔서,
우리를 그리스도 앞으로 이끄시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하실 것입니다.
죄인들에게 내려와 그들 가운데 함께 존재하시려는 존재이신 하나님의 궁극적인 실체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전히 드러납니다.
모세에게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라고 약속하셨던 그 하나님이 이제 십자가 위에서 성령을 통해 모든 믿는 자와 영원히 함께하십니다.
이집트의 고난 속에 계셨던 그 하나님이 지금 우리의 직장 어려움 속에도,
가정의 경제적 문제 속에도, 자녀 문제와 건강 문제로 고민하는 순간에도
십자가 사랑으로 함께하고 계십니다.
주님은 우리의 직장에서, 가정에서, 교회에서
정직과 성실과 사랑으로 살아가게 하심으로써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했음을 보여주실 것입니다.
예수 믿으세요.
스스로 있으시되 우리와 함께하시려는 그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는 사람마다,
가슴에 십자가를 품고 사는 사람마다, 하나님의 선교사가 되게 하시고,
아직 십자가를 모르는 사람마다 우리의 선교지가 되게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