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마음에 들어있는 생각을 쏟아놓아야 다음 생각을 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 이 자리가 그런 마음 속의 이야기를 쏟아놓는 자리가 되곤 합니다.
주일 예배를 비대면으로 결정하며 요번 일주일 동안 마음속을 가득 채운 생각을 쏟아놓고 가려고 합니다.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덧 일년을 꼬박 코로나에 시달렸습니다.
그리고 최근 또다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으로 인해
뉴시티광염교회는 선제적으로 주일 예배를 유튜브를 활용한 비대면 가정예배로 전환 하기로 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예방주사와 치료제 개발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 중반기는 넘어서야 감염병이 진정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은 것 같아 그때까지 버텨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피곤해집니다.
그때가 되면 괜찮아지는 것일까요?!
정말 그때까지만 버티면 되는 것일까요?!
우리는 모두 일상이라 부르던 그 시절로 돌아가기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하지만 코로나에 시달리던 일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새로운 삶의 모습에 어느덧 적응하였고 이제 이런 삶이 우리의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우리의 문화를 바꾸어 놓은 바이러스의 흔적은 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 우리의 일상을 이전과는 다르게 만들어 갈 것입니다.
배달 문화와 영상 문화 등의 언컨택트 문화는 빠르게 달라져가고 있습니다.
코로나의 종식과는 무관하게 이제 이전의 그런 일상으로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새로운 일상을 맞이해야 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에는 교회와 목회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던 것은 교제였습니다.
조금더 친밀하고, 조금 더 깊으며, 조금 더 함께하는 친목의 시간과 자리를 만드는 것이 성도들의 마음을 교회에 머무르게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목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토록 농도 짙은 교제의 공동체를 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외국에서 한인타운의 커뮤니티가 교회 공동체를 빼고서는 교류를 상상할 수 없던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작금에 닥치고 있는 새로운 일상에서 교회의 깊은 교제는 시간이 갈수록 점차 약화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세상은 기술을 이용하여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교제의 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교회와 세상의 격차가 줄었습니다.
즉 이제 세상은 교회가 아니어도 소통과 교제의 체널을 갖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새로운 일상 앞에서 더이상 교제 중심의 목양은 세상 사람들에게 매력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위험해 보일 뿐입니다.
어느덧 세상이 교회보다 더 잘하는 것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교제 뿐 아니라, 구제도 이제 교회보다 세상이 더 잘합니다.
아픈 마음을 보듬어주는 상담도 이제는 세상이 더 잘합니다.
정의의 시금석 역할도 이제는 세상이 더 잘합니다.
예전에는 교회만 하던 일들을 이제는 세상이 다 합니다.
그리고 더 잘합니다.
예전에는 악기를 배우고 음악을 할 수 있는 곳이 교회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삶의 메세지도 교회 강단에서의 설교보다 세상이 더 잘합니다.
테드나 세바시 같은 교양 프로그램들은 교회의 설교를 초라하고 유치하고 재미없게 느끼게 할 지경입니다.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며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교회는 세상이 따라 할 수 없는 것으로 인해 특별해야 합니다.
그런의미에서 교회는 구태를 벗고 새로워야 합니다.
그럼 뉴시티광염교회에 등록하면 특별한 것이 있을까요?
아니요.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제자훈련이나 그 흔한 성가대도 없고, 봉사도 없고, 절기와 이벤트도 없고, 새벽기도와 심지어 주중 예배도 없습니다.
얼마전 추수감사절은 언급도 하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것이 특별하다면 특별하겠습니다.
(없는 와중이지만 교육부서 만큼은 내년에 신설됩니다. 교육목사를 청빙했습니다.^^)
성도들이 교회에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그 중에서 세상이 따라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빼고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만을 남긴다면 무엇이 남을까요?
성도들이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고 오직 교회에서만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교회에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야말로 교회의 본질이요 존재 이유일 것입니다.
그것은 너무도 분명하지요. ‘복음’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신 예수님을 대면하는 것입니다.
그분이 초대하는 만찬의 자리에 앉는 것이 교회의 존재 목적입니다.
그 복음을 위한 교제였고, 음악이었고, 목양이었으나 어느덧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뉴시티광염교회는 그런 것들을 걷어내고 새로웠으면 합니다.
본질에 집중해야 합니다.
여러가지를 한번에 다 할 수 없을때, 선택과 집중을 해야합니다.
교회는 본질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뉴시티광염교회는 본질에 집중하는, 그 외에 아무것도 없는, 특별할게 없는 교회였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복음과 말씀 이외에 볼게 없는 교회였으면 합니다.
교제도 찬양도 놀이도 ‘말씀’앞에 섰을때 자연스레 흘러나오길 기대합니다.
말씀으로 먹이는 것이 목양이고, 말씀대로 살도록 가르치는 것이 목회이고, 말씀대로 살았는지 나누는 것이 교제이고, 말씀을 함께 연구하는 것이 설교입니다.
성도들과 영혼의 양식을 함께 먹으며 살고 싶습니다.
평범이 특별함이 된 요즘… 그 평범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