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은 성탄절이었습니다. 
한해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성탄절은 원래 들뜨고 기대가 되는 법입니다.
그러나 이번 성탄절은 아무래도 성탄절 기분이 잘 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도그럴것이 코로나19가 이전보다 더욱더 거세게 활개 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적여도 모자랄 판에 한산하기만 한 거리를 바라보면 마음마저 서늘해지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 오랜 시간을 집 안에 틀어박혀, 혹은 일터에 틀어박혀, 공부방에 틀어박혀 보냈습니다. 
자녀들도 학교를 못 가고, 어린이집을 못 가니 좀이 쑤셔서 못 견딜 지경이고, 
자녀들과 온종일을 씨름하며 보내는 부모님도, 그리고 할머니도 힘들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인생을 짧게 살아본 청년들도, 인생을 오래 살아본 장년들도 모두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모두가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는 체 한해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의기소침해지고, 우울해지고, 열정과 함께 기운도 빠지고, 체력도 다운되는 것 같으니
영적인 생활이야 오죽하겠습니까?!

목사로서 성도들의 삶과 형편과 신앙생활을 걱정하던 중에
힘들어 지쳐있을 성도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는 너 나 할 것 없이 다 처음 당하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격려의 대상도 모든 성도들입니다.
대내 뿐 아니라 등록 성도가 아니어도 생각나는 사람들을 함께 섬기기로 했습니다. 

과일 가게에 가서 직접 먹어보며 귤을 고르고, 고구마를 고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를 박스째로 사 왔습니다.
어린 아가들 용 간식과 어린이 간식은 따로 준비했습니다.
하루종일 심심해할 자녀들을 위해 책도 준비했습니다.  
핸드폰으로 큐알을 찍으면 책 속의 그림이 움직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해선 만화 성경책을 준비했습니다. 
어떤 가정은 장을 보고, 또 어떤 가정은 옷을 선물하고, 어떤 가정은 먹을 것을 보내고, 
또 청년들에겐 치킨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각 가정의 구성원에 따라, 형편에 따라 위로와 격려의 선물을 조금씩 달리 선물했습니다.

이 일을 위해 월요일부터 임신한 아내를 끌고 다니며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였습니다.
화요일부터는 새로 부임한 목사님까지 정신없이 움직이며 선물을 만들고 배달했습니다.
잠시라도, 잠깐이라도, 즐거움과 기쁨에 활짝 웃을 수 있다면, 그래서 위로를 얻고 격려가 되고,
하나님의 응원으로 느껴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선물은 충분히 의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선물을 만들고 배달했습니다.

성도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오랜만에 서로의 얼굴을 보는 것이 얼마나 기쁘던지요.
교패가 없는 집에 교패도 붙여드리고 기도도 하고 돌아오니 마음이 행복으로 꽉 차오릅니다.
성도들이 이제야 크리스마스 같다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참 행복해집니다. 
집에 돌아와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반가움과 감사함에 눈물이 핑 돕니다. 

대내와 대외를 합쳐 이 일에 여러분이 드린 헌금에서 163만 5,590원을 사용하였습니다.
개척하고 지금까지 반년 동안 구제 명목으로 집행한 금액은 총 321만 7,900원 입니다. 
여러분이 드린 구제헌금 64만7천원에 십일조 중 257만 900원을 더하여 집행한 금액입니다.
개척교회이기에 규모가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집행하며 얻은 행복과 기쁨은 금액과 상관없이 가득합니다.
이 행복과 보람을 헌금한 모든 성도들이 함께 경험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대외 구제의 경우, 자세한 사용 내역을 설명하는 것이 맞겠으나
앞으로도 동네 주민의 경우, 대내와 같은 기준으로 조용히 집행할 계획입니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이지만, 하나님께서 새 힘으로 새 기쁨으로 날마다 채워주실 줄을 믿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