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이 밝았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며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어야 하겠지만,
이번만큼은 새해에 대한 설렘보다 걱정이 앞서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지난해 전 세계는 생애 처음 겪는 상황을 맞아 고군분투했습니다.
역사 속에서나 들어보았을 전염병의 창궐이 어느 대륙에서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유행했습니다.
한국전쟁을 겪어내신 분들에게조차 유례가 없는 비대면 예배까지 감행해야 했던 상황들은 우리를 혼란하게 만들었습니다.
2021년부터는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이 모두에게 가득하지만,
사실 우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그런 모습을 과연 볼 수 있을지 희망이 작아져 가는 듯하기에
새해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의기소침해집니다.

목회자로서, 코로나 19로 인한 여파와 그로 인한 나라 살림에 대한 걱정 그리고 한국 교회의 건강도 걱정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도들의 삶과 신앙생활에 대한 부분들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걱정한다고 키를 한자라도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침체되는 삶의 모습이 혹시라도 영적인 침체로 이어질까 봐 마음을 졸이게 됩니다.
이럴 때 목회자가 목회자로서 성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해봅니다.
아무리 고민해보아도, 목회자가 성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이것 외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선명하게 벼려내어
성도들에게 명징한 하나님의 말씀이 회개와 위로와 힘과 도전의 은혜로 경험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성도에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떠 먹여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말씀을 함께 먹어주는 동무로서 자리해야 합니다.
새로운 일상 속에서 과연 어떻게 이 일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 뾰족한 수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지금은 그저 영상 실황으로나마 성도들을 만날 수 있다는 데에 감사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망이 있는 것은 어떤 상황과 환경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우리의 심령을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송구영신 때에 뉴시티광염교회는 2021년의 첫 양식으로 시편 1편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복 있는 자인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열매로 맺혀진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노력과 열심이 열매로 드러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직 주님의 열심이 우리를 열매로 맺어주셨습니다.
나의 노력이나 나의 상황에 달려있지 않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요.
상황이 어떠하든지 간에 우리 주님은 언제나 생명 시냇가에 뿌리를 내리시고 우리를 위해 그 양분을 전해주십니다.
그러므로 예수 안에 있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 처한다고 하더라도 메마르지 않습니다.
목마르지 않습니다. 고갈되지 않습니다.
갈증으로 헐떡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전인격에 진정한 양식이 되시는 그리스도를 가득 맛보고 배불러야 우리는 이 어려운 시기를 버텨 나갈 수 있습니다.
예수 안에 있다면 우리는 과즙이 풍성한 열매처럼 우리의 삶엔 기쁨이 가득할 것입니다.
그날이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또한 우리가 잠시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쁨이 가득할 줄을 믿습니다.

“우리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고린도후서 4:17-18)

2021년은 그리스도안에서 열매 맺는 해가 될것입니다. 
우리의 노력 때문이 아니라, 그분이 쉬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열매 맺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