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추운 것은 당연한 것인데, 이번 겨울은 유독 추운 듯합니다.
지난겨울은 비교적 따듯했었는데, 이번엔 코로나로 인해 얼어버린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날씨마저 더욱더 날카롭습니다.
이제야 제대로 된 양주의 겨울을 맞이한 듯합니다.

겨울이 오면 여름에 입던 옷은 정리해야 합니다.
긴소매를 꺼내입고 스웨터도 껴입고 두툼한 외투에 외출할 땐 목도리도 해야 합니다.
걷다가 전화라도 받을 때면 손등이 터져나갈 것만 같습니다. 장갑도 필수죠. 
계절이 바뀌면 입고 있던 옷도 바뀌어야 합니다.
계절이 바뀌면 필요한 물건들도 바뀝니다.
계절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뀝니다.
아마 이 겨울에 필요하던 모든 것들은 곧 봄을 맞이하면 다 필요 없게 될 것입니다.

계절이 변하면 모든 것이 그와 함께 변하는 것은, 사람을 만나는 일과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때로 어떤 사람을 만나고 난 후에 인생이 그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바뀌게 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좋은 의미로든 안 좋은 의미로든, 사람을 만나는 것은 서로에게 큰 변화를 일으키는 일이 됩니다.

제 아내가 지난 가정에서의 기도회 시간 때, 
‘목사 남편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리고 아이 둘을 낳지 않았다면, 그래서 혼자 살았다면 이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가 무슨 의미인지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결혼 전, 아내도 하고 싶은 것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하나님에 관한 관심보다는 솔직히 세상살이에 관한 관심과 열정이 더 많을 때였을 것입니다.
어쩌면 목사 남편을 만나지 않았다면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고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토록 하고 싶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도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합니다.
‘이렇게’라는 말은 다행히 제게 ‘만족과 행복’이란 말로 들렸습니다.
아내는 ‘이 아이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쩔 뻔했느냐’ 말하며 눈시울이 빨개집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도 우리의 모든 것을 변하게 합니다.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 모든 것이 바뀌게 됩니다.
인생이 바뀌게 됩니다.
목사 남편을 만나도 인생이 변하지만, 자녀를 만나면 엄마의 인생이 시작됩니다.
모든 것을 바꾸는 그런 만남을 사랑이라고 하는 것이겠지요.

태양과의 거리로 인해 계절이 오듯,
사람과의 만남으로 인생이 변하여 가듯,
예수님과의 만남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습니다.
겨울을 만나듯 따듯한 의의 옷을 꺼내입게 만듭니다.
가을을 만나듯 예수로 물들어갑니다.
여름을 만나듯 뜨거워집니다.
봄을 만나듯 새로워집니다.
그분과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천국은 우리 삶에 녹아듭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모든 것은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이전의 계절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예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마음껏’ 하고 살았을 우리지만,
성령이 우리를 예수님의 십자가에 연합시켜주었을 때,
옛사람의 모습이 살던 계절은 지나고 그리스도의 계절이 시작된 것입니다.
하고 싶은 것이 달라집니다.
살고 싶은 이유가 달라집니다.
계절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주를 만나 우리의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이 겨울에도 우리의 계절은 그리스도입니다.

“주와 내 영혼이 마주할 그때에 근심의 옷을 벗고 영원을 살리”